[오주석의 더블유 모먼츠] 떼땅져에서 삶의 향기를 발견하다
떼땅져(TAITTINGER)에서 삶의 향기를 발견하다
예술과 미식, 그리고 희망의 블렌딩, 떼땅져(TAITTINGER)
기차는 파리 동역(Gare de l'Est)을 정시에 떠났다. 바게트 샌드위치 마지막 한입을 삼킬 무렵, 샹파뉴 랭스(Reims)역에 도착했다. 봄햇살이 거리의 건물들과 카페 테라스에 내려앉았다. 택시가 도착한 곳에서 몇 걸음 더 걸어가자, 태극기가 펄럭이는 떼땅져 하우스(Champagne Taittinger House)가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온 방문객을 배려하는 그들의 환대가 느껴졌다.
파리는 항상 혼잡하지만, 랭스는 여유롭다. 이 도시는 파리의 분주함을 잠시 잊고 싶은 이들에게 완벽한 도피처가 된다. 만약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비행기 지연으로 6-7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 기차를 타고 샹파뉴를 다녀오는 짜릿한 모험을 추천한다. 실제로 상파뉴 아르덴 역은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TGV로 25분이면 도착한다. 자세한 예약 정보는 Romeo 를 참조하시라.

세계 문화유산 지하 셀러, 전쟁 속에서 핀 희망
떼땅져 하우스의 핵심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하 셀러다. 이 공간은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2,000년의 역사를 간직했다. 로마인들이 3세기에 만든 지하 셀러는 샹파뉴 지역의 석회암 지대가 제공하는 이상적인 와인 환경에서 떼땅져 샴페인 숙성을 돕는다.
셀러 깊숙한 곳에서는 여전히 두 차례의 세계대전 흔적이 남아있다. 지하 18m 석회암 셀러에서 발견한 병사의 이름에서 인간이 가진 삶에 대한 희망을 보았다.
1932년, 제1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시기에 피에르 떼땅져(Pierre Taittinger)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필록세라 위기로 샹파뉴 포도밭이 줄었고, 독일은 경기침체에 빠졌으며, 러시아는 샴페인을 마시지 않았고, 미국은 금주법이 시작된" 어려운 시기였다. 피에르 떼땅져는 "샴페인을 만들 뿐만 아니라 포도밭도 직접 소유하겠다"는 비전으로 샴페인 하우스를 설립했다. 이 새로운 희망 덕분에 오늘날 떼땅져는 샹파뉴 지역에서 세 번째로 큰 포도원을 소유하게 되었다.

Champagne Taittinger
예술의 향기로 가득한 방문객 센터
떼땅져의 비지터 센터는 단순한 방문자 안내소가 아닌 예술적 감성 공간이다. 방문객 센터 로비에는 현대 조각가 베르나르 베네(Bernar Venet)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우아하게 휘어진 갈색 철제 조각은 공간에 역동성을 부여한다. 이 작품은 앞으로 조성될 야외 가든에도 위치할 예정이다. 베네의 미니멀한 선형 작품은 떼땅져가 추구하는 우아함과 단순함의 철학을 표현한다. 마치 샴페인 속 기포의 흐름, 포도밭의 유려한 능선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공간에 스며들어 예술의 향기를 뿜고 있다. 떼땅져의 아트프로젝트 시리즈에 둘러싸여 시음을 마친 방문객은 예술적 감각이 가득한 상품이 구비된 크로마티크(Chromatique) 스토어에서는 마침내 함성을 지를 것이다. 아마도 당신이 이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지갑을 열어 크레딧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예산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최고의 가스트로노미 경험
올해 6월 떼땅져는 방문객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최근 레노베이션을 마친 방문자 센터에 야외 정원을 포함한 레스토랑을 추가로 오픈하여 진정한 미식(Gastronomy)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떼땅져가 1967년부터 56년간 후원해 온 요리 대회(Prix Culinaire Taittinger)의 예술적인 전통을 실천한 결과다. 이 요리 대회는 젊은 요리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대회 우승자가 레스토랑의 셰프로 올 예정이다.
레스토랑의 컨셉은 '블렌딩의 예술'이다. 샴페인처럼, 음식에서도 색과 맛의 블렌딩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방문객들은 여기서 식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떼땅져 샴페인과 음식, 다양한 컬러와 풍미, 그리고 삶의 의미까지 발견할 것이다. 이미 내정된 셰프는 테이스팅 메뉴와 페어링 샴페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개편될 홈페이지에서 해당 내용을 곧 확인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양성의 블렌딩
떼땅져는 훌륭한 샴페인 생산을 넘어 다양성의 블렌딩을 실현하고 있다. 샹파뉴 지역 50개 마을의 포도밭에서 섬세하게 선별된 포도로 만든 떼땅져 샴페인은 다양성의 조화를 담고 있다. 떼땅져는 자신들의 유산을 단순한 '소유물'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유산의 역사적 순간의 일부일 뿐이다. 우리 이전에도 다른 이들이 있었고, 미래에도 다른 이들이 이어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자신만의 구경거리로 여기지 않고, 관광객들에게 문을 열고 이 아름다운 유산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미 떼땅져는 그들의 샴페인에 어울리는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방문자 센터의 중앙에는 진행된 결과물을 직접 확인 할 수 있다.
떼땅져와 함께하는 삶의 향기 가득한 테이블
떼땅져 하우스 방문은 2,000년의 역사, 전쟁과 평화,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삶의 향기를 경험하는 여정이다.
"햇살에 녹아든 샴페인 버블 하나는 살아있는 생명과도 같다. 너무 차갑게 마시지 말고 8-9도 대신 10-11도 정도 온도에서 즐기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병을 미리 열어 샴페인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떼땅져의 샴페인은 음식과의 페어링에서도 탁월하다. "브뤼는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만능형이다. 로제는 여름에 식전주로 마시기 좋으며 상큼하고 과일 향이 풍부하다. 연어나 새우, 심지어 딸기 디저트와도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독특한 페어링으로는 "핑크빛을 띤 덜 익힌 고기로 만든 버거와 로제 샴페인의 조합"도 추천한다.
떼땅져 브뤼 리저브(TAITTINGER Brut Reserve)는 떼땅져의 시그니처 샴페인으로, 신선한 과일 향과 토스트, 아몬드 파우더, 약간의 산미, 흰 꽃, 버터스카치, 위스키 바닐라, 배 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균형 잡힌 맛이다.
콩트 드 샹파뉴 그랑 크뤼 블랑 드 블랑 2013(COMTES DE CHAMPAGNE GRANDS CRU BLANC DE BLANCS 2013)은 떼땅져의 프레스티지 큐베로, 100% 샤르도네다. 2013 빈티지는 섬세하고 우아한 특성을 지니며,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복합미가 발현된다. 내향적이고 섬세한 느낌이지만, 잔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풍부함을 드러낸다.
떼땅져 프렐류드 그랑 크뤼(TAITTINGER PRELUDE GRANDS CRUS)는 그랑 크뤼 등급의 포도밭에서만 생산된 특별한 샴페인으로, 50% 샤르도네와 50% 피노 누아의 균형 잡힌 블렌딩이 특징이다. 미네랄리티가 돋보이며 복합적인 구조감과 함께 길고 우아한 여운을 남긴다.
이번 여름, 당신을 기다리는 떼땅져의 테이블
뗴땅져 하우스는 가족 경영 브랜드의 따뜻한 환대를 보여준다. 모든 방문객을 소중한 손님으로 맞이하고, 브랜드의 철학과 문화를 공유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낸다. 이것이 바로 떼땅져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이유다. 랭스의 생니케즈 언덕(Saint-Nicaise hill)에서 삶의 다양한 향기를 품은 샴페인이 당신을 기다린다.
어려운 시기에도 미래를 바라보며 혁신을 멈추지 않는 떼땅져의 정신처럼, 우리도 삶의 여정에서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져보자.
당신이 상상하는 삶의 향기를 떼땅져와 함께 즐기기 바란다.
오주석의 더블유 모먼츠(W Moments)는 와인으로 만나는 경험을 담습니다.
브랜드 경험 설계자, 오주석은 현재 바람익스피리언스(BARAM Experience) 대표다. 브랜드 경험 차원 연구로 경영학 박사(Ph.D. & DBA)를 마쳤다. 산업정책연구원(IPS) 연구교수다. WSET Level 3, 프랑스 와인 스콜라(FWS), 이탈리아 와인 스콜라(IWS)를 취득했다. 와인 브랜드와 도시 브랜드를 경험으로 연결한다.
『어쩌다 B, 스치듯 떠나는 유럽 여행』 저자, 『와인은』 공동 저자 및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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