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과 브랜드 경험
성심당, 대전, 그리고 로컬 브랜드
빵 사러 대전역 가도 되죠? 성심당 대전역점은 계속된다.
업체의 매출 규모에 따라 입점 수수료를 산정해 온 코레일유통이 4억 원이 넘는 월세를 요구해 퇴출 위기에 놓였던 성심당 대전역점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뉴스 매체들이 전하고 있다.
코레일이 산정한 월세 4억은 지나치다는 성심당의견과 비판 여론에 코레일은 월 매출액에 기반한 현행 수수료 규정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감사원에 사전 컨설팅을 맡겨 수수료 산정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오는 23일까지로 예정된 대전역 2층 맞이 방 제휴업체 모집 공고에서 현 성심당 매장의 월 수수료로 1억 3천3백만 원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성심당을 대전역점에서 전처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성심당은 이제 대한민국 로컬 브랜드의 상징이 되었다.
성심당이 대전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음 요인에서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 오랜 역사와 전통: 성심당은 1956년에 설립되어 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시간 동안 대전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꾸준히 사랑받아 온 덕분에, 대전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 품질과 신뢰: 성심당은 빵과 케이크 등 제품의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항상 신선하고 맛있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꾸준한 품질 관리와 소비자 신뢰가 큰 성공의 밑바탕이 되었다.
- 지역 사회와의 연대: 성심당은 단순히 빵집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와 긴밀한 연대를 형성했다. 대전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지역 축제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지역민들에게 더욱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 혁신적인 마케팅과 제품 개발: 성심당은 꾸준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기존 제품에 혁신적인 변화를 더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튀김소보로 같은 히트 상품은 전국적인 인기를 끌며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 지속 가능한 경영과 사회적 책임: 성심당은 단순히 수익 창출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추구하며,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 왔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해 성심당이 로컬 브랜드를 넘어 대전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
더불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 고객과 직원, 기업의 변화시키는 경험 브랜드로서 성심당이 우리에게 제공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 인간적인 기업, 인간적인 브랜드
성심당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창업주 임길순 암브로시오(1912~1997)가 1956년 10월 15일 대전역 앞에서 찐빵집을 차리면서 시작되었다.
상호명인 '성심(聖心, Sacred Heart)'은 '거룩한 사랑의 마음'이라는 뜻으로,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을 지칭한다. 그는 매일 남은 찐빵을, 때로는 추가로 찐방을 만들어 가난한 이들에게 전했다.
이는 가족들과 무사히 함흥에서 탈출하며 스스로 맹세한약속에서 비롯된다. 생이 허락하는 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겠다는 창업가의 정신은 고스란히 후대 경영자에게도 전수되었다. - 대전에 남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브랜드
창업부터 지금까지 성공적인 성심당의 행보에 많은 러브콜이 있었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적인 체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혹에도 성심당은 대전을 지키고 남았다. 지역에서 시작한 기업이 지역을 넘어 전국구가 되는 당연한 비즈니스 수순을 성심당은 애써 포기했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결정으로 대전 시민의 사랑은 물론이고 전국의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
2005년 화재로 모든 것이 재로 변한 공장과 가게를 다시 살린 것은 직원 들이었다. 성심당의 경영진은 포기하고 싶었지만 직원들은 가족처럼 회사를 살려냈다. 이후 성심당은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 투자하고, 지역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투자하는 모두를 위한 경제를 실천하고 구현했다. 성심당의 직원복지는 온라인에서 화제다. 대전역점 월세 논란 이후 본점에 진행되는 공사를 많은 이들은 점포를 확장하는 공사라고 생각했다. 반전은 이 공사는 직원들의 어린이집 건물이라고 알려지자 SNS 에는 역시 성심당이다 라는 찬사가 넘쳤다.
성심당을 통해 알게된 모두의 경제(Economy of Communion, EoC)는 이탈리아의 포콜라레 운동에서 시작된 경제 모델이다.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공동체와의 나눔을 중시하는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1991년 포콜라레 운동의 창시자인 키아라 루빅(Chiara Lubich)에 의해 브라질에서 처음 제안되었다. 이 운동은 빈곤층을 돕고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며, 나눔과 연대를 핵심으로 하는 경제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이 모델은 세 가지 주요 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 기업의 이윤 나눔: 참여 기업들은 얻은 이윤을 나눈다. 이 중 일부는 빈곤층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데 쓰이고, 일부는 사업의 성장을 위해 재투자되며, 나머지는 기업 내 교육과 훈련, 공동체 성장에 활용된다.
- 연대와 나눔의 실천: 이윤을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 운영 방식 자체가 협력과 나눔을 중시한다. 이는 회사 내 직원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및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역할을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 인간 중심의 경영: 모두의 경제는 단순히 자본주의적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공헌을 우선시하는 경영 방식을 지향한다. 기업은 이윤만이 아닌, 인간적 가치와 공동체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심당이 이 경제 모델을 채택한 이유는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공동체와의 연대를 실천하며 운영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성심당은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경제적 나눔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루이지 브루니(Luigino Bruni)는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사상가로, 공동체 경제(Economy of Communion, EoC)와 인간 중심의 경제학을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경제를 단순한 이익 창출의 도구로 보지 않고, 인간 관계와 행복, 연대에 초점을 맞춘 경제 시스템을 강조한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 "The Wound and the Blessing: Economics, Relationships, and Happiness"
이 책에서 브루니는 경제학을 단순한 수치나 자본주의적 성공이 아닌, 인간 관계와 행복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경제가 사회적 관계와 인간의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 "The Economy of Communion: Toward a Multi-Dimensional Economic Culture"
브루니는 이 책에서 모두의 경제(EoC) 모델을 구체적으로 다루며, 경제적 나눔과 연대의 실천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성심당은 이제 대전을 넘어서 세계적인 인간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는 것은 이제 가능하다. 당신은 어떤 브랜드 경험을 추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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