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조건_이노베이션의 10가지 얼굴
디자인 컨설팅 기업으로 알려진 IDEO의 공동대표, 컨설턴트로 활동중인 톰 켈리와 전문 작가로 IDEO 와 오랫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위해 협업한 조너선 리트먼이 공저한 책이다. 국내 출판은 유엑스 리뷰에서 했다. 번역은 범어디자인연구소에서 했다. 영문 원저의 타이틀은 The Ten Faces of Innovation 이다. 진즉에 찾아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겨우 도서관에서 픽업했다.
혁신에 대한 접근은 '특별한 아이디어 생각법'과 '데이터 중심 가설 검증' 두 가지 사이에서 길을 찾는다고 생각했다.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기존의 고착된 생각의 틀을 깨는 접근을 한다. 그리고 이를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가설에 접목시켜 가능여부를 확인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경험과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막연하게 어딘가에 던져져서 흡수를 하거나 몰입해서 찾아가되 이것이 때로는 능동적으로 가끔은 수동적 참여의 형태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이 포괄적 개념에 이들은 10가지의 페르소나를 제시한다. 물론 우리가 조직내에서, 또는 각자 단일한 하나의 페르소나를 가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작자들은 다양한 10가지 얼굴을 필요에 따라 돌려서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얘기한다. 나도 동의한다.
이쯤에서 10가지 얼굴을 보자.
- 문화 인류학자 (The Anthropologist)
- 사람들의 행동과 습관을 관찰하여 숨겨진 니즈와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
- 사용자의 일상적인 행동을 연구하여 새로운 제품 기능을 개발하는 사람.
- 조직에 새로운 통찰을 가져온다. 문화 인류학자는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에 접근하여 정보를 얻고 해결안을 찾는다.
- 실험자 (The Experimenter)
- 아이디어를 빠르게 테스트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실험하는 사람.
- 끊임없이 프로토타이핑하며 ‘실천하는 실험’으로 모험에 뛰어든다.
- 기존의 뻔한 광고 대신 획기적인 방법의 웹사이트 영화로 신차를 홍보한
BMW의 사례가 바로 실험자의 얼굴이다.
- 타화수분자 (The Cross-Pollinator)
-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와 개념을 결합하여 혁신적인 솔루션을 창출하는 사람.
- 라이트 형제는 신흥 자전거 산업의 자재들을 타화수분하여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만든 것 처럼, 다른 산업에서의 성공 사례를 가져와 자사에 적용한다.
- 허들러 (The Hurdler)
- 문제와 장애물을 극복하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는 사람.
- 회사의 만류에도 기지를 발휘해 마스킹테이프를 만들어낸 3M의 연구원처럼
제약 상황에서도 돌파구를 찾는다.
- 협력자 (The Collaborator)
- 팀원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사람.
- 아이디오는 디자인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맥주 회사에 비용 일부를
맥주로 받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며 협력자의 능력을 발휘했다
-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종합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사람.
- 디렉터 (The Director)
- 팀의 비전을 설정하고 모든 구성원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이끄는 리더.
- 이름하나 바꿨을 뿐인데 인기 없던 제품이 주목을 받거나 관심받지 못하던 행사가
큰 성공을 거둔 것 또한 디렉터의 도구함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전략 중 하나다.
- 팀이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기업의 CEO 같은 얼굴이다.
- 경험 건축가 (The Experience Architect)
-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하는 사람.
- 직접 원하는 토핑을 더해 나만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는 콜드스톤,
물에 이야기와 분위기를 더한 글라소의 비터민워터는 경험 건축가를 가장 잘
설명하는 사례다.
- 무대 연출가 (The Set Designer)
- 물리적, 디지털 공간을 설계하여 창의적인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사람.
- 고층 건물로 본사를 옮긴 것을 후회하던 리바이스는 각층에 테라스가 있고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의 새로운 건물로 과감한 이사를
선택하여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 케어기버(The Caregiver)
- 고객의 요구와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 고객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하여 서비스를 기획하는 존재.
- 스토리텔러 (The Storyteller)
- 이야기나 내러티브를 통해 브랜드나 제품에 감성적 연결을 만드는 사람.
- 자동차 회사의 여성 고객 유치를 위해 조사를 벌이던 아이디오는 보고서를
잡지 형태로 만들어 클라이언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브랜드의 스토리를 창의적으로 전달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케팅 전문가.
개인적인 감상은, 아이디오의 과거의 성공적인 케이스를 담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워낙에 유명한 이들의 아이디어 발상법은 우리 모두에게 어두운 밤길에 빛나는 가로등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너무나도 많이 알려져 당연하게 생각하는 "관찰" "다른 시각" "이성보다 감성" "마음에 집중" "실험" 으로 요약된다.
혹시나 아이디오의 사례와 발상법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강력 추천한다. 반면에 '아이디오의 발상법' '스탠포드와 아이디오가 만든 워크숍' 등에 익숙하다면....글쎄요다.
마지막으로, 좋은 음식은 몸에 좋다. 질리지 않는다면, 적당량은 계속 섭취해도 좋다.
아이디오가 창의적인 산업에 미친 영향을 실로 지대하다. 이들의 집요한 관찰과 아이디어 도출법은 굉장하다.
다만 최근의 아이디오의 혁신은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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