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각을 위한 두 가지 방법
오래 전이라 부르기에 너무나 긴 시간이 흘렀다.
토론토를 떠난 해가 2002년이다. 20년을 꽉 채워 다시 찾은 캐나다는 브리티시 콜럼비아주의 밴쿠버다. 토론토가 뉴욕처럼 동부의 전형성을 가진 도시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꽤 많은 간접 경험을 누적한 후다. 내가 머물렀던 토론토의 시간은 느리고 천천히 갔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가진 유학생의 시간은 급하고 빠를 만 한데도, 여유자적하며 빈둥거리는 나에게 시간은 빠르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의 흐름을 모국의 시간, 서울의 시간과 비교하는 인지상의 오류로 나에게 토론토는 느리고 천천히 가는 시계로 남아 있었다.
반면, 뱅쿠버는 샌프란시코나 로스앤젤러스를 닮았다. 온화한 기후와 여유있는 시간은 서부의 여유로움과 천천히 걷는 일상이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내가 보낸 지난 몇년간의 밀도 있는 시간속에서 추구한 효율중심의 생각에 균열이 잡혔다.
출장의 끝에 방문한 밴쿠버의 핫 플레이스 그랜빌 아일랜드 퍼블릭 마켓을 갔다. 작고 아름다운 그리고 다양한 아이템이 넘쳐나는 공간에서 예일 타운을 포함해 다운 타운으로 운행하는 수상 택시를 타게 되었다. 항구를 떠나는 흔들리는 작은 보트에서 바라보는 마켓과 도시는 나의 생각이 고립되고 상자안에서 다시 나올 때가 되었다는 걸 알려줬다.
벙커속 상황실에서 세상을 모두 볼 순 있지만, 흙먼지와 시원한 바람은 만지고 느낄 수 없다. 효율은 최고의 결과를 만들겠지만 효과적인 과정을 구축하고 더 나은 혁신은 계획서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시각을 가지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당신이 서 있는 위치를 바꿔라. 강요가 아닌 스스로 위치 변경을 선언하라. 그리고 그 위치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당장은 다른 시각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의 감각이 위치를 인식하면 시간이 저절로 당신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 줄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그 시간을 인내하는 것이 관건이다.
2023년, 2월의 마지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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